10년간 사업하고, 타인의 취업과 창업을 도우며 알게 된 것 <오늘의 나답게>
스토리는 쓰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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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수천 명을 만났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많이 만납니다.
그중 자본이 넉넉한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든든한 인맥을 가진 사람은 더 드물었습니다.
대부분 맨몸이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게 있습니다. 맨몸으로 시작해서 자리 잡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스토리가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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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스토리인가
돈이 많으면 광고로 밀어붙일 수 있습니다. 인맥이 좋으면 소개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둘 다 없다면, 사람들이 나를 선택할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이유가 스토리입니다.
2009년, 미국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습니다. 저널리스트 롭 워커와 조슈아 글렌은 중고 가게에서 잡동사니 100개를 샀습니다. 플라스틱 말 머리, 낡은 후추통 같은 것들. 총 구입 비용은 128달러였습니다.
그리고 작가들에게 부탁했습니다. 물건마다 이야기를 하나씩 써달라고. 그 이야기를 붙여 이베이에 올렸습니다. 구매자를 속이지도 않았습니다. 이야기가 허구라는 것을 밝히고, 작가의 이름까지 함께 실었습니다. 결과는 3,612달러. 28배가 됐습니다.
물건은 그대로였습니다. 지어낸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값을 치렀습니다. 실험의 이름은 'Significant Objects(의미 있는 물건들)'. 가설은 이랬습니다. "서사는 하찮은 물건을 의미 있는 물건으로 바꾼다."
물건이 그렇다면, 사람과 사업은 어떨까요?
에어비앤비의 초기가 정확히 그랬습니다. 2008년, 창업자 세 명은 엔젤투자자 15명에게 거절당했습니다. "낯선 사람 집에서 누가 자겠냐"는 이유였습니다. 신용카드 빚만 쌓여갔습니다. 궁지에 몰린 그들은 대선 후보 얼굴을 넣은 시리얼 'Obama O's'를 만들어 한 상자에 40달러씩 팔았고, 3만 달러를 벌어 버텼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이 우스꽝스러운 생존기가 와이콤비네이터 창업자 폴 그레이엄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가 남긴 말은 이랬습니다. "4달러짜리 시리얼을 40달러에 팔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낯선 사람들을 한집에 살게 할 수도 있겠다."
사업 모델이 아니라 스토리가 첫 투자를 끌어낸 것입니다.
돈도 인맥도 없던 세 청년에게, 남은 무기는 그것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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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토리는 신뢰를 만든다
스토리가 힘을 갖는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설명됩니다.
신경경제학자 폴 잭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연구에서, 인물 중심의 스토리를 들으면 우리 뇌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된다고 밝혔습니다. 옥시토신은 '이 사람은 믿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입니다.
기억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칩 히스 교수가 수업에서 진행한 실험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1분 발표를 들은 청중에게 10분 뒤 물었더니, 발표 속 통계를 기억한 사람은 5%였고, 이야기를 기억한 사람은 63%였습니다. 그의 책 『스틱』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스펙은 검증의 대상입니다.
스토리는 신뢰의 대상입니다.
숫자는 흘러가고, 이야기는 남습니다.
현장에서도 똑같이 봤습니다. 면접에서 "저는 성실합니다"라고 말하는 지원자는 잊힙니다. "새벽 배송 아르바이트를 2년 하면서 하루도 지각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지원자는 기억됩니다. 투자자 앞에서도, 고객 앞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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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런데, 스토리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여기까지 들으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스토리를 잘 포장하면 되겠네."
제가 10년간 확인한 건 정반대입니다.
포장된 스토리는 금방 들통납니다. 질문 두세 개면 무너집니다. 진짜 스토리는 디테일에서 나옵니다. 실패한 날의 감정, 그때 내린 판단, 다시 일어선 방식. 이건 겪은 사람만 말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중랑구 청년창업아카데미에서 피칭 심사를 봤습니다. 두 달을 준비한 참여자들이 각자의 아이템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날 기억에 남은 발표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KPGA 프로 5년차는 골프를 가르치며 매일 부딪힌 문제를 들고 왔습니다. 스윙의 고질적인 문제는 자세 교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사람마다 신체 가동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 지점에서 출발해, 신체 데이터 기반의 AI 골프 코칭 플랫폼을 구상했습니다. 5년의 필드 경험이 없었다면 발견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의료기기 영업사원은 병원 현장에서만 보이는 불편함을 들고 왔습니다. 수액이 환자에게 닿기 전에 식어버린다는 것. 오래된 문제인데 아무도 해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환자 가까이에서 수액을 데우는 소형 가온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발표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아이디어가 아니라 경험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는 스토리의 재료는 하나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몰입하고, 치열하게 고민한, 일관성 있는 경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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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관성이 서사를 만든다
여기서 핵심은 '일관성'입니다. 이것저것 조금씩 해본 경험은 스토리가 되지 않습니다. 에피소드의 나열일 뿐입니다. 하나의 방향으로 쌓인 경험만이 서사가 됩니다.
무신사가 좋은 예입니다.
2001년, 신발을 좋아하던 한 고등학생이 프리챌에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 돈도 인맥도 없었습니다. 커뮤니티가 커지자 서버비를 대려고 아끼던 운동화를 팔았습니다. 2003년 독립 사이트를 만들었고, 2005년 매거진을 냈고, 2009년에야 커머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이 됐습니다.
20년 가까이 판 우물은 하나였습니다. 신발, 그리고 패션. '신발 사진 커뮤니티가 유니콘이 된 이야기'라는 서사는 누구도 복제할 수 없습니다. 그 시간을 살아낸 사람이 한 명뿐이기 때문입니다.
기업 브랜딩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브랜드 관리 전문가 400여 명을 조사한 Lucidpress 리포트에 따르면, 일관된 브랜드 표현을 유지한 기업은 평균 10~20%의 매출 증가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기업이 그렇다면 1인 브랜드는 더합니다.
기업은 광고비로 일관성의 부족을 메울 수 있지만,
개인은 그럴 돈이 없기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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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일관성은 완벽함이 아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일관성 있는 경험이란, 한 우물만 파라는 뜻이 아닙니다.
저는 HR을 16년 했고, 지금은 사업가이자 비영리단체 대표입니다. 겉보기엔 다른 일들입니다. 하지만 방향은 하나였습니다. 사람이 나답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직무는 바뀌어도 됩니다. 업종도 바뀌어도 됩니다.
바뀌지 말아야 할 건 질문입니다.
나는 무엇을 해결하고 싶은 사람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일관되면, 흩어진 경험도 하나의 스토리로 꿰어집니다.
반대로 이 질문이 없으면, 화려한 경력도 그냥 목록입니다.
6.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돈도 인맥도 없이 시작하려는 분에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하는 일에 몰입하세요. 대충 하면 스토리가 안 생깁니다. KPGA 프로의 5년, 무신사의 20년처럼, 치열하게 고민한 시간만이 나중에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방향을 정하세요.
완벽한 방향이 아니어도 됩니다.
다만 오늘의 경험이 어제의 경험과 연결되는지,
가끔 확인하세요.
스토리는 쓰는 게 아니라 쌓는 것입니다.
포장하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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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가 운영하는 '나답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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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용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경험은 지금, 어떤 이야기로 쌓이고 있나요?
나답게 류태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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