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고 계신가요? <오늘의 나답게>
나를 찾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건,
마음껏 도전할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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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본이 축구를 잘하는 이유는 정신력도, 엘리트 선발 시스템도, 훈련 방법론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잔디구장을 많이 만든 것.
그게 1번이었습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축구를 잘하려면 좋은 코치,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강한 정신력이 먼저 아닐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순서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좋은 코치를 만나기 전에, 체계적인 시스템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있어야 했습니다. 아이가 공을 차보고, 실패하고, 다시 차볼 수 있는 자리, 그 자리가 없으면 무엇을 잘하는지조차 알 기회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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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야기를 하나 더 찾아봤습니다.
아이슬란드, 인구 34만 명, 여름 평균기온 10도, 축구를 잘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나라였습니다. 이 나라가 2016년 유로에서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올랐고, 2018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비결은 실내 축구장이었습니다. 밖에서 뛸 수 없는 계절이 대부분이자, 아이슬란드는 전국에 실내 축구장을 지었습니다. 날씨를 바꿀 수는 없었지만, 날씨와 상관없이 공을 찰 수 있는 자리는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지금 대표팀의 주축 선수 대다수가 이 실내구장에서 자란 세대, '인도어 키즈(Indoor Kids)'라 불립니다.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본축구협회는 J리그 출범을 전후로 장기 육성 전략을 세웠고, 당장의 성적보다 유소년 육성과 축구 저변 확대를 오래 밀어붙였습니다. 지금 일본축구협회에 등록된 유소년 선수만 63만 명이 넘습니다. 정신력이나 엘리트 선발이 아니라, 뛰어놀 수 있는 자리를 오래, 넓게 만들어온 결과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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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말고 다른 분야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있었습니다. MIT 빌딩 20입니다.
2차대전 중 레이더 연구를 위해, 종전 후 6개월 뒤에는 철거할 계획으로 급하게 지은 목조 임시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허름한 건물이 55년 동안 헐리지 않고 남아, MIT에서 숱한 혁신이 나온 공간이 됐습니다. 노엄 촘스키의 언어학, 아마르 보스의 음향학이 모두 이 건물에 있던 연구실에서 나왔습니다.
이유는 역설적이었습니다. 어차피 곧 부술 건물이라 아무도 함부로 다루는 걸 막지 않았습니다. 옆 연구실로 전선을 연결하고 싶으면 허락받을 필요 없이 드라이버로 벽에 구멍을 뚫으면 됐습니다. 위계도, 격식도, "이렇게 써야 한다"는 규칙도 없었습니다. 좋은 건물이 아니라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건물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규칙 밖에서 실험할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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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보니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됐습니다.
씨앗은 원래 있었다. 씨앗을 틔울 자리가 없었을 뿐이다.
나다움을 찾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씨앗은 가만히 들여다본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공을 차봐야 내가 공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부딪혀봐야 비로소 보입니다.
그런데 세 이야기를 다시 보면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혼자 그 자리에 있었던 게 아니라는 겁니다.
잔디구장에서 아이들은 혼자 공을 차지 않았습니다. 서로 부딪히고, 뺏고, 패스하면서 배웠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인도어 키즈들도 같은 실내구장에서 함께 훈련하며 자랐습니다. 빌딩 20에서도 레이더 연구자와 언어학자와 음향학자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실험을 구경하며 아이디어를 주고받았습니다.
자리만 있다고 씨앗이 저절로 자라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 자리 안에 다른 사람이 있어야 했습니다. 부딪히고, 이야기하고, 서로의 시도를 지켜볼 때 씨앗은 아이디어가 되고 인사이트가 되고 창의력이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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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들으며 제 소명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나답게 커뮤니티도 같은 이유로 시작했습니다. 혼자 있는 자리로는 부족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없는 건 잘하는 게 아니라 자리였고, 정확히는 다른 사람과 함께 도전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책방이든, 포차든, 스튜디오든, 특강이든, 형태는 다르지만 하려는 건 하나였습니다. 거창한 시스템이 아니라 그냥 자리를 만드는 것.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서로의 시도를 보고 자극받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커뮤니티 활동이 잔디구장에서 아이들이 서로 공을 뺏고 패스하며 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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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아이슬란드, 그리고 MIT의 공통점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무엇을 잘하는지 먼저 심사하지 않았습니다. 자리를 먼저 내줬습니다. 정신력은, 뛰어난 결과는 그 자리 안에서 스스로 뛰어놀다가 자연스럽게 생긴 것들이었습니다.
나다움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답게 산다는 건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자리에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아, 나는 이럴 때 행복하구나"를 찾는 것.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찾은 걸 다시 실행하며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찾는 건 시작일 뿐입니다. 실행하지 않으면 씨앗은 씨앗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혼자는 아니었습니다. 잔디구장에도, 빌딩 20에도, 나답게 커뮤니티에도 늘 옆에서 함께 뛰고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다움도 결국 혼자 조용히 완성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부딪히고 나누는 자리 안에서 더 또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떤 잔디구장을, 어떤 빌딩 20을 만들고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 당신에게는,
마음껏 뛰어놀고 실패해볼 수 있는 자리가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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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가 운영하는 '나답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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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용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고 계신가요?
나답게 류태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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