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고 싶다는 40개의 문장 <오늘의 나답게>
잘하는 것은 알아도,
원하는 것은 몰랐습니다.
나답게는 그 사이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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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고 싶다는 40개의 문장
지난 몇 개월, 나탐구 트랙에 지원한 40여 명의 신청서를 읽었습니다.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 회사를 나와 솔로프리너 도전하는 사람, 프리랜서로 자기 이름을 걸고 일하는 사람. 나이도, 업종도, 지금 서 있는 위치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의사도 있었고, 9년 차 디자이너도 있었고, 16년 차 직장인도 있었고, 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청서를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결국 같은 문장을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잘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원하는 게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건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통과하고 있는 고민의 지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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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1. 잘해왔지만, 원해본 적은 없는 사람
한 대기업 실무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지금까지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해 성과를 만들어왔습니다.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면 빠르게 몰입하고, 필요한 일을 찾아 실행하며 결과를 내는 데 익숙합니다."
여기까지는 자기소개서에 흔히 나오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다음 문장이 다릅니다. "하지만 저는 늘 주어진 상황에서는 잘해왔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방향을 스스로 만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무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무엇을 맡겨도 해내는 실행력이 있고, 조직은 이들을 신뢰합니다. 그런데 정작 "당신은 뭘 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 앞에서는 멈춥니다. 선택지가 주어지면 최선의 답을 고를 수 있는데, 선택지 자체를 스스로 만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15년 차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걸 조금 더 냉정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동안 목표 지향적으로 성취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살아왔는데, 나 자신을 좀 더 잘 이해함으로써 앞으로 어떠한 삶을,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탐구하고 싶습니다." 목표는 늘 있었습니다. 다만 그 목표가 누구의 것이었는지를, 뒤늦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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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2. 불안이 만든 멀티플레이어
두 번째 유형은 오히려 반대처럼 보입니다. 뭐든 시작합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앱을 만들고, 강의도 나갑니다. 겉에서 보면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방향이 뚜렷한 사람 같습니다.
그런데 본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모든 걸 불안을 동력 삼아 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돌이켜 보면 모두 불안해서 벌린 일입니다. 뭔가를 안 하고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할 수 있는 건 일단 다 시작했습니다. 하나하나는 나름 의미가 있는데, 이것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방향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퇴사 후 앱 개발에 몰두하다 앱스토어 1위를 찍고 출판 제안까지 받은 한 참여자도 비슷한 밤을 고백했습니다. "며칠 전, 늦은 밤 일기장을 펴놓고 펜을 든 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엔진은 과열될 만큼 돌아가고 있는데, 정작 나침반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습니다."
밖에서 보는 속도와, 안에서 느끼는 방향은 다른 문제입니다. 열심히 달리는 것과 어디로 달리는지 아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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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3. 재주는 많은데, 특출난 건 없다는 사람
세 번째 유형은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다 잘하는 것 같으면서도 다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남들은 하나가 특출나 보이는데, 저는 두루두루 무난한 정도. 그래서 늘 고민이에요. 내 강점은 뭘까?"
이 유형은 결핍이 아니라 과잉에서 옵니다.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서, 오히려 무엇 하나를 고르지 못합니다. 한 참여자는 10년 넘게 여러 산업을 오가며 쌓은 자신의 경력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 경험들은 분명히 저만의 강점이지만, 지금까지는 오히려 뭘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복잡함이기도 했습니다."
다재능한 사람일수록 자기 소개가 길어집니다. 그리고 소개가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그 사람을 한 문장으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강점이 없는 게 아니라, 강점이 아직 문장이 되지 못한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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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4. 직책으로서의 나는 알지만, 진짜 나는 모르는 사람
마지막 유형이 어쩌면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가장 정직한 고백이었습니다. 한 참여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저는 지금까지는 그냥 살아왔어요. 뭐 하다 보니 이런 일을 하게 되었고. 근데 생각해보면, 이 일을 하고 있는 '직책으로서의 나'는 알겠는데, '진짜 나'를 잘 모르겠더라구요."
이 문장이 이 글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명함에 적힌 이름과 직함은 선명합니다. 그런데 그 명함을 떼어냈을 때 남는 '나'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가르쳐준 적이 없습니다. 회사는 우리에게 역할을 줬지, 정체성을 준 적은 없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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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이야기, 하나의 질문
이 네 가지 유형은 언뜻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 같은 질문의 네 가지 얼굴입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누구의 지시도 없이, 스스로 몰입하는가.
잘해왔지만 원해본 적 없는 사람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불안이 만든 멀티플레이어는 이 질문의 답을 찾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인 사람이고, 재주 많은 사람은 답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고르지 못한 사람이고, 직책으로서의 나만 아는 사람은 질문을 던질 언어를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흥미로운 건, 넷 다 실행력이 없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는 겁니다. 신청서를 보내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실했고, 어떤 식으로든 이미 결과를 내본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만 방향을 정하지 않은 채로 먼저 달렸고, 그러다 보니 잘하는 것과 원하는 것 사이, 혹은 여러 갈래의 길 사이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한 참여자가 실리콘밸리에서 듣고 돌아와 곱씹었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커리어는 '내가 누구인지' 명확히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실행이 먼저가 아니라, 나를 아는 것이 먼저라는 뜻입니다.
방향 없이 쌓은 실행은, 결국 이 질문 앞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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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가 운영하는 '나답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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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류태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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